주안에서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떼나 정글지역의 교회 지도자 훈련차 내려온 3월 20일… 숙소에서 정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낙비 소리를 들으며, 가라앉은 구름과 함께 쏟아지는 구름비의 빗줄기를 보며 성경을 열었습니다. 말씀 묵상본문은 은화 열므나의 비유를 다룬 눅19:11-27절… 요즘엔 이곳을 떠날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면서 정작 하나님의 나라의 왕되신 주님을 거절한 사람들을 보면서 주님의 왕 되심을 인정하고 주님의 다스림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소망하며 살았는가? 그리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하나님의 통치를 선포하고 왕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에 진실함과 충성이 있었는가? 그리고 원칙을 가지고 종들을 대하시는 주님을 보면서 나는 원칙에 충실한 선교를 하였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3년 전 이곳에 들어와 선교사로서 가졌던 원칙들이 있었습니다. “선교의 목표를 교회개척에 둔다(교회 세우기), 선교의 초점을 사람을 세우는데 둔다(사람 세우기). 현지인 단체와 협력한다(동역하기). 그리고 많은 일을 하고 잘하기 보다 작은 일에 충성하고 신실함으로 바르게 한다(바르게하기)”. 이런 원칙들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느꼈고, 연약함과 한계를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충성되이 “여겨주심”의 은혜와 현지인과 한인성도들의 “봐 주심”의 이해와 사랑, 그리고 후원교회들과 동역자님의 “사랑의 기도와 섬김”이 저희 가정으로 하여금 13년 동안 이 땅을 품고 살게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드리며, 동역자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이곳에서 옮겨 새로운 땅에 심으시고 다시 새롭게 사용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지난 2개월간의 사역을 나누고자 합니다.
소망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개척된 세 곳의 소망교회는 야외에서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고 기뻐하며 축하였습니다. 꼴리나스 소망교회는 10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야외 수영장 찬물에서 세례를 주다 보니 세례식이 끝났을 때는 다리가 얼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과 회개와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와 연합됨을 세례를 통해 공표하고 믿음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형제 자매들을 보면서 그저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세례를 받은 자들이 신실하고 헌신된 주님의 제자와 책임있는 교회의 일원으로 자라가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소망교회는 조금씩 리더쉽 이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안식년으로 들어 간 후에는 작년에 새로오신 예준성 선교사님(GMP)과 현지인 블랑카 선교사님이 동역하며 소망교회를 세워 갈 것입니다. 주께서 신실하신 선교사님들을 예비해 주셔서 교회 안에 리더쉽의 공백 없이 사역이 진행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두 선교사님의 아름다운 동역으로 주님의 교회를 잘 세워 갈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토요소망학교에서 대통령궁 탐방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처음으로 대통령궁을 방문하였습니다.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보낸 1시간이 아이들에게 크리스챤 지도자로서의 꿈을 심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대통령궁 탐방을 마치고 과학 전시관도 방문하여 과학의 원리들을 직접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떼나 정글지역 두 교회(일라야꾸, 산따로사)를 위한 지도자 훈련 세미나를 인도하였습니다. 3월에는 두 번에 걸쳐 가정 세미나를, 4월에는 진정한 리더쉽이란 주제로 나누었고 예비부부를 위한 결혼예비학교를 인도하였습니다. 특별히 4월 강의에서는 정글지역에서 작은 교회(?), 적은 성도수를 갖고 목회를 한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기에 남과 비교하지 말고 실패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라는 말씀으로 나누면서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주의 종으로 주님을 섬기고 있다면(장소나 대상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것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도전을 한 것이 특별히 두 교회 목회자에게 큰 격려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자신도 이번 고난주간 동안 이곳의 사역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실패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깊은 자괴감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인부활절새벽연합예배 설교를 준비하는 가운데 주님의 음성을 통하여 다시 회복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너는 실패자가 아니라 사명자다” 라는 말씀(“네가 이 사람들 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내 어린 양을 먹이라…”요21:15-17)으로 다시 살아남과 일어남의 경험을 한 저였기에 그들을 향한 진실된 나눔이 작은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들과 말씀과 삶을 나눌 기회가 5월 세미나로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후임 선교사님들이 계속 그들에게 말씀을 심고 사랑으로 격려해 가실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사역과 삶을 돌아보면 사실은 제가 그들을 사랑한 것이라기 보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고 계신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을 사랑하시는 그 사랑이 저희 가정을 이 땅에 보내셨고 그들과 함께하게 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선교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시작되었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행해지는 하나님의 역사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가 떠나도 하나님의 그들을 향한 사랑은 누구를 통하든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떠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 받는 백성이요, 그들의 교회는 주님의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곳에서의 삶은 두 달 남았습니다. 감사와 기쁨으로 마무리하고 새롭게 시작될 한국에서의 본국사역(안식년)을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동역자님의 기도가 저희에겐 큰 힘과 격려가 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결 같은 사랑과 섬김에 늘 감사 드리며, 주님의 사랑과 은혜의 복이 동역자님의 삶과 가정 위에 가득 넘치기를 기도드리며 축복합니다.
2012. 4. 24. 박성민, 정희진, 세영, 신영 드림 |